
수만 건의 손실 반환 청구, 유럽사법재판소(ECJ)로
2025년 4월 9일 시작된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심리가, 독일에서 수년간 이어져 온 ‘플레이어 손실 소송’의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지역 법원은 2021년 시행된 새 도박조약 이전의 규제 하에서 도박사에 돈을 잃은 이용자들이 제기한 약 2만 건 이상의 소송을 다뤄왔습니다. 이러한 소송 가운데 일부는 유럽연합(EU)의 법률과 독일 법률이 충돌하는지를 가리기 위해 ECJ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소송들은 2018년 처음 제기되었으며, 대부분은 법정 안팎에서 합의됐지만, 일부는 독일 연방대법원(BGH)을 거쳐 최종적으로 유럽사법재판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왜 ECJ까지 가게 되었나?
독일 법률사무소 Hambach & Hambach의 대표 파트너 클라우스 함바흐는 이 사건들이 처음부터 ECJ로 향할 가능성이 컸다고 말합니다.
“처음부터 독일 법률이 불완전하다는 신호가 많았습니다. 민사 법원은 유럽법을 고려하지 않고 판단을 내렸고, 그러다 2년 전 몰타 법원이 독일 관련 사건을 ECJ에 회부하면서 독일 법원도 뒤따르게 됐죠.”
2021년 이전에는 독일에 명확한 도박 허가 체계가 없었고, 시장 자체가 ‘그레이 존’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런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많은 사건에서 핵심 쟁점은 2012년 도박 조약이 면허 없이 스포츠 베팅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였습니다. 이 경우, 베팅 계약은 무효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논점은 독일 법률이 EU 내 서비스 제공의 자유를 보장하는 유럽법에 위배되는지를 중심으로 옮겨졌습니다.
ECJ가 다루는 핵심 쟁점은?
이번에 ECJ에서 심리 중인 사건 중 하나는 몰타 법원을 통해 회부된 것으로, 4월 9일 첫 심리가 열렸습니다. 피고는 몰타에 면허를 둔 European Lotto and Betting Ltd와 Deutsche Lotto-und Sportwetten Ltd이며, 이들은 몰타 면허를 받은 온라인 카지노 사업자가 독일과 같은 국가에서 차단되는 것이 타당한지를 다투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독일 법률에 국한된 것이지만, 함바흐는 만약 ECJ가 몰타 사업자의 손을 들어줄 경우, 유럽 전역의 도박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몰타 법원은 2025년 2월, 오스트리아 법원이 내린 ‘플레이어 손실 반환 판결’을 몰타에서는 더 이상 집행하지 않겠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몰타 면허만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사업을 한 업체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7월 10일, ECJ의 법무관이 해당 사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며, 최종 판결은 그로부터 최대 6개월 이내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 판결은 소송 비용을 대신 부담하고 일부 승소금으로 수익을 내는 ‘소송 자금 지원 모델’의 기반을 뒤흔들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손실 소송 모델’의 미래는?
함바흐는 최근 몇몇 지역 법원들이 ECJ 판결을 기다리기 위해 소송 절차를 중단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는 소송 자금 회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ECJ 회부를 원치 않았습니다. 독일 내에서는 많은 법원이 플레이어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에, 판결 환경이 안정적이었거든요. 하지만 이제 상황은 불확실해졌고, ECJ의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플레이어를 대리해 온 뮌헨 소재 변호사 이스트반 코크론은, 초기 지역 법원들이 주로 이용자 승소 판결을 내렸고, 이를 본 자금 지원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일부 자금 지원 업체는 이미 독일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향후 ECJ의 판결에 따라 전체 모델이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 연합은 도박에 관한 통합 규제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회원국 간 서비스 자유 제공 원칙만이 유일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