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카지노 리조트 합법화 법안인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 법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카지노 산업이 열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강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야권과 연정 파트너의 반대… 법안 심의 연기

이 법안은 당초 4월 9일까지 열린 태국 국회 회기 중 심의될 예정이었으나, 여당인 퓨타이당(Pheu Thai Party) 정부는 강한 반대에 부딪혀 심의를 7월 이후로 연기했습니다. 특히 연정 파트너인 **부마자이당(Bhumjaithai Party)**의 반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상원에서는 법안에 대한 검토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위원회는 10월까지 평가를 마칠 예정입니다.

현재 태국은 불교 국가로서 경마와 복권만을 합법적인 도박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카지노가 합법화되면 연간 최대 **308조 바트(약 91억 달러)**의 총 게임 수익(GGR)을 창출할 수 있어, 마카오와 라스베이거스에 이어 세계 3위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논의 없이 졸속 추진”… 비판 여론 확산

비판론자들은 정부가 법안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부정적인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총리인 **패통탄 시나왓(Paetongtarn Shinawatra)**이 이 법안의 주요 지지자인데, 그녀가 아버지이자 전 총리인 **탁신 시나왓(Thaksin Shinawatra)**의 뜻을 따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탁신 전 총리는 카지노와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3월 26일, 패통탄 총리는 야당 지도부로부터 불신임 투표를 받았으나, 319 대 162로 이를 가볍게 넘겼습니다.

패통탄 총리 “관광 회복과 일자리 창출 위한 것”

패통탄 총리는 법안을 적극 방어하며, 이는 코로나19 이후 관광 산업 회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 내 도박 구역은 전체 면적의 10%에 불과하며, 아무 곳에서나 카지노를 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복합 단지에는 수많은 호텔과 레스토랑이 들어서 수천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카지노 수익은 투자비용 회수에 사용될 것입니다.”

정부는 이미 치앙마이, 촌부리, 푸켓, 방콕 등 4개 지역을 후보지로 선정했으며, 방콕에는 2곳의 리조트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여론은 여전히 싸늘… “국민투표가 유일한 해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 여론은 여전히 거셉니다. 지난달에는 방콕 시내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가 열렸고, 시위대는 10만 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총리에게 제출했습니다.

또한, 과거 ‘레드 셔츠’ 운동으로 알려진 자투폰 프롬판(Jatuporn Prompan) 역시 시위에 참여해, “카지노와 온라인 도박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태국 민주주의 혁신 사무소(Office of Innovation for Democracy)**의 정치학 연구원인 **스티톤 타난티차콧(Stithorn Thananithichot)**은 국민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며, “정부가 밀어붙이다가 반대에 부딪히면 물러서는 방식은 안 된다. 국민투표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패통탄 총리는 법안이 계속 논의 대상임을 인정하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태국은 카지노 산업을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나라입니다. 모든 사안을 충분히 검토한 후 결정하겠습니다.”